겨 울 날

           송정수

 

어둠이

가지 않았는데

간간히

분주하다

 

집마다 등 켜지고

자동차 시트를 데우고

버스는 슬슬 떠난다

 

가로등 눈부시나

동녘에 녹아버리면

 

웅크린 강아지 기지개 펴고

울던 야옹이 범처럼 걷고

수줍은 학생들 조잘거리고

어른들 바삐 떠나고

노인들 볕가로 나와

회상하겠지

 

먼 태양 꼭대길 오르면 

시린 하늘
한점 구름

땅을 돌아볼거야

 

하염없이

지긋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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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중국의 7조원의 재벌이었던  49세 한룽그룹의 회장 류한은 법정에서 사형언도를 받았다. 
류한은 중국 남서 스촨성 최대 기업 한룽그룹의 회장으로서 전기, 에너지, 금융, 광산, 부동산, 보안 분야의 자회사를 거느린 부호였다. 류한 회장은 재산만 7조원대로, 한때는 중국 부호 148위에 오르기도 했고, 쓰촨성 정협 3선 위원, 상무위원 등으로 정, 재계 유력 인사로도 활동했다. 

 중국 법원은 류씨 형제가 이끄는 한룽그룹이 확고한 위계질서와 조직원, 수입을 갖춘 범죄조직으로 8건의 살인과 총기거래, 공갈, 도박에 연루되었다고 밝혔다. 판사는 류한과 그의 동생을 포함한 5명에게 사형을 집행했다.

출처 = TV조선 '뉴스쇼 판' 방송 캡처 출처 : 이코노믹리뷰(https://www.econovill.com)


경찰이 사형 집행을 위해 한룽그룹 류한 회장의 어깨를 잡자
그가 오열하며 선처를 호소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사형은 집행되었다. 

 

 

출처: 스마트뉴스 캡쳐

류한 회장이 사형집행 직전 남긴 말


"다시 한번 인생을 살 수 있다면,
노점이나 작은 가게를 차리고 가족을 돌보면서 살고 싶다.  
내 야망 인생,
모든게 잠깐인 것을, 
그리 모질게 살지 않아도 되는 것을, 
바람의 말에 귀를 기울이며.
물처럼 그냥  흐르며 살아도 되는 것을,
악 쓰고 소리 지르며
악착같이 살지 않아도 되는데,

말 한마디 참고,
물 한모금 먼저 건네주며,
잘난 것만 재지 말고,
못난 것도 보다듬으면서 살 것을

거울 속의 자신을 바라 보듯이
서로 불쌍히 여기고,
원망하고 미워하지 말고
용서하며 살걸 그랬어.

세월의 흐름이
모든게 잠깐인  '삶'을 살아간다는 것을
흐르는 물은 늘 그자리에 있지 않다는 것을
왜 나만 모르고 살았을까?

낙락장송은 말고도 그저
잡목림 근처에 찔레나무 되어 살아도 좋았을 것을

근처에 도랑물  시냇물 졸졸거리는
물소리를 들으며 살아가도 되는데,
그냥 소나무 한 그루가 되면
그만이었던 것을

무엇을 얼마나 더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그 동안 아둥 바둥 살아 왔을까? 

사랑도 예쁘게 익어야 한다는 것을
덜 익은 사랑은 쓰고 아프다는 것을
예쁜 맘으로 기다려야 한다는 것을
젊은 날에 나는 왜  몰랐을까?

감나무의 '홍시'처럼 내가 내 안에서 무르도록.. 
익을 수 있으면 좋았을텐데

아프더라도 겨울 감나무 가지 끝에 남아 있다가..
마지막 지나는 바람이 전하는 말이라도
들었으면 좋았을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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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송정수



아침은 추워

나가기 이르다

첫 날은
더 쌀쌀하고 적당하지 않았다

꿈 같았던
주말은 허무하게 끝났고

생활 전장에
투입되라 떨어졌다

초침은 
가라가라 하는데
나서기 이르다

늘 그랬듯
한 걸음 떼면

한 주가 시작되고
기회가 열렸다

한 걸음만 떼자

오늘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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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비


                    송정수

 


새벽 미명

비가 내린다

 

정월 비라니

 

눈이 아니라 다행이야

 

낭만보다 치울 걱정하니
늙나보다

 

비는
시커먼 얼음덩일 녹이고
허연 쓰레길 밀쳐

개운한 아침

선사할게다

 


이상하다

눈을 기다리고 있었다니

겨울엔
하얗게 흩날리길 기다리고 있었다니

그 맘을 몰라

떠날 생각만했다니

야속한 빗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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